1938년 3월 18일 오후 10시, 멕시코 전역에 라디오를 통해 발표된 카르데나스(Cárdenas)정부의 석유국유화 선언은 대다수 멕시코인들에게 통쾌한 한판승이었다. 이미 한 세기 전 독립과 한 세대 전에 혁명이 있었다 하지만, 당시 멕시코는 경제적으로 여전히 강대국에 종속관계로 얽힌사슬을 끊지 못하던 상황이었다. 그 극명함을 보여주는 한 예가 외국자본에 잠식된 멕시코 석유산업 부문이었다. 1920년대 멕시코 석유생산이 세계 생산량의 14%를 점하며 세계 2위 자리를 고수하던 영광스런 현실 앞에서도, 멕시코는 석유로 인한 부를 제대로 향유할 수 없었다. 당시 멕시코 석유생산은 90% 이상이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외국자본에 의한 것이었고, 결과적으로 석유생산이 만들어내는 부 또한 이들의 수중에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. 멕시코의 내륙과 해저에서 하루 1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채굴되었지만, 석유가 멕시코에 주는 혜택은 극히 제한적이었다